오랜만에 옛날 동료들을 만나 실컷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회포를 풀었다. 한 명은 내가 지난해 이맘때쯤 다녔던 회사에서 만났던 사람인데 이제 경력을 채워서 이직을 했다고 한다. 다른 한 명도 고생고생하다가 결국 원하는 게임 대기업에서 채용형 인턴을 시작했다. 다들 원하던 대로 풀리고 있어서 참 기뻤다.
CPA 시험을 막 끝낸 고향 친구와도 만났다. 함께 만난 다른 친구는 공부하다 현재는 취준 중이었다. 아무도 취직한 상태가 아니라 내가 밥값을 냈다.
또 다른 CPA 준비생 친구도 만났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그만둔다고 한다.
아….. 내 친구는 나보단 고생 덜하고 빨리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한편 내 상황은 이렇다: 내 페르소나의 이름을 ‘3개월’로 바꿔도 될 것 같다.
왜냐면 내 최근 2년이 아래와 같기 때문이다:
3개월 스타트업 인턴 - 수상한 회사에 정규직 취업 - 3개월 뒤 팀 이동 - 3개월 후 신입 이직 - 수습 해고 - 4.5개월 국비 교육 시작 - 3개월 전환형 인턴 시작 - (현재) 3개월 인턴 계약 연장 요청받음 - 전환여부 알 수 없음…
그리하여 8월이면 7번째 3개월이다.
3개월 계약 연장 요청을 받았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난 ‘또 3개월 만에 완전히 새로운 곳에 가도 되지 않는구나’하고 안도했다.
사실 이런저런 일이 무지 많았지만…
이 글을 보면서 많이 위로받았다. 그래. 내가 만약 정규직이고 잘 다니고 있는데 나같은 벌벌 떠는 인턴이 들어오면 얼마나 잘해주고 싶을까. 나는 아마 그러지 않을거야.
다른 친구 중에서는 외국계 대기업으로 갔다가 수습해고를 당했는데, 회사에서 해고가 아닌 퇴사로 종용했다고 한다. 대기업, 그것도 외국계는 좀 나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스타트업보다 못한 곳이 많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뚜벅뚜벅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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