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초면 인턴십 결과와 함께 6개월의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어 정말 기쁘다.
수고한 나 스스로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이번 회사에서 계속 읊조린 말이 있다.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버틸 수 없다”
근 두 달은 주 3~4회 하루 12시간씩 일했다.
점심시간에도 김밥을 옆에 두고 먹으면서 일했다.
평소에도 정규직보다 야근을 더 자주,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두 모듈을 동시에 지원했기 때문이다.
홀로 주말에 나와서 잔업을 끝냈다.
야근을 해가면서까지 내 소임을 다하려고 노력했지만
다음날 일어나서 출근하면
오히려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호통을 들었다.
미리 와서 회의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모든 작은 실수도 내 책임으로 돌아왔다.
퇴근 후에 자료를 찾는 전화 연락이 왔다.
지금 내용 수정해서 고객에게 제출해야한다고 했다.
파일 위치를 알려드렸다.
다음날 나는 내가 고치지도 않은 파일 내용을 두고 ”(내용에 실수가 있어서) OO샘 때문에 고객한테 욕처들었잖아“라는 말을 들어야했다.
한 번은 크게 내가 반발한 적이 있는데,
직원들은 나에게 와서,
“그런 식이면 전환 안돼.”
“네가 대응을 잘 못했다”
고 조언을 건넸다.
정규직보다 더 늦게 가는 상황이 반복되자
그 부분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보았다.
하지만 “야근해서라도 해야지. 초반에는 일 없어도 늦게까지 있더니”
라는 힘빠지는 답이 돌아왔다.
점심식사 때도 다른 직원들과 어울리기 힘들었다.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다들 사라져 있었다.
그나마 그들과 같이 한 팀처럼 식사하며 얘기 나눌 수 있을 때는 야근할 때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했던 프로젝트를 해서 기뻤다.
그래서 그나마 버텼던 것 같다.
늦게까지 회사에 있어도 왠지 힘이 났다.
이렇게 힘든 환경에서도 재미를 느낄 정도면 완전 내 적성을 찾은 듯 하다.
내 향후 향방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는 있다.
근데 나는 지금 좀 쉬는 게 필요하다고 느낀다.
벌써 뛰쳐나왔을 법한데, 스스로가 너무 장하다.
아마 내 조각조각난 경력은 일반적으로 value가 떨어지긴 하겠지.
밖이 엄청 춥다고는 하는데 급하지는 않게 하나씩 해보고 싶다.
'일記 > 인턴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턴일기] 컨설팅펌에서 보낸 10개월. 얻은 것들. (0) | 2025.04.15 |
---|---|
[인턴일기] 우와 한 회사에서 6개월차 (0) | 2025.04.02 |
[인턴일기] 대기업SI와 컨설팅펌은 어떻게 다를까 (0) | 2025.02.02 |
[인턴일기] 벌써 3개월 (1) | 2025.01.24 |